삼성이 가야 할 길에 대해 묻습니다.

삼성인 'Talk Talk' 2010/05/10 18:32


[이벤트] 내가 뽑은 삼성 이야기, 트위터로 알리고 갤럭시 탭 받아가세요!

'삼성 이야기', 400만 방문자 달성 이벤트! 삼성이야기가 뽑은 <베스트 포스트 10> 가운데 가장 재미있게 읽으신 포스트를 뽑아 내 트위터로 보내주세요. 참여해 주신 분 중 추첨을 통해 갤럭시 탭, 갤럭시 플레이어 등 푸짐한 선물도 드립니다!

간단한 참여방법! 우측 상단의 Tweet 버튼 클릭!  내 트위터로 멘션 남기면 응모 끝
(기간은 2011년 1월 27일(목)~2월 11일(금)까지입니다)

 >>>> 바로 이 버튼입니다 ^^ (참여 방법 자세히 보기)


우선 경영과 영업의 최전선에서 경쟁사와 고객을 상대로 매일매일 어려운 결단과 수고를 하시는 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전합니다. 잘 짜여진 조직의 시스템 안에서 편하게 개인의 업무만 소화하더라도 실적의 압박을 겪지 않는 제가 감히 전략을 논하고 조직을 논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올바른 처사가 아닌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짚고 넘어가야할 것을 짚는다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에 글을 적습니다.
조직의 선봉에서 그리고 거친 경계에서 대신 부담을 지시는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 양해를 구합니다.

 



첫째, 삼성전자가 가야하는 길은 어떤 길이어야 할까.

누구는 1등의 길을 말하는가 하면, 또 누구는 2등의 리더쉽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제 생각은 1등도 그렇고 2등이라는 것도 길이 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숫자는 가치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기업이 1등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있습니다.
일단 1등이라는 그 자체로 모든 경쟁의 리스크에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시장을 선도하고 1등의 점유율을 가져온다면 일단 가격책정에 대한 주도권이 생깁니다. 해서 후발주자가 히트를 치고 아무리 숨가쁘게 따라온다 하더라도 선점기업이 전체 제품가를 일시적으로만 하락시켜도
각 경쟁사에게는 치명적이게 됩니다. 경쟁사도 가격하락하면 되지 않나 싶지만 그들은 모든 프로세스 즉- 연구, 경영, 관리, 영업, 마케팅 등 각 부분에 제대로된 힘을 불어 넣지 못하게 됩니다.

게다가 B2B영역이 강조되는 요즘 경쟁사의 가격하락은 정말 치명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 고리는 또 다시 품질하락과 영업 마케팅역량의 상실로 이어져 점유는 더욱 벌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기업들이 시장점유 1등을 위해 모든 것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의 목표가 숫자가 되어서는 곤란합니다. 숫자는 수단에서 그쳐야 합니다.
철학적인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숫자라는 것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입니다. 숫자는 바로미터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시장상황은 하루 24시간 백 번도 넘게 변하며, 학계에 보고된 시장변수, 기업이 활용하는 각종 지표조사는
어쩌면 지금을 반영하는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을 지도 모릅니다.

숫자의 힘이 커질 수록 시야는 좁아지게 됩니다.
변화는 실시간으로 일어나고, 그 형태도 연속적이지만 우리의 손에 쥐어지고 눈에 보이는 그 숫자라는 것은 항상 뒷북이며 연속적이지도 못합니다.

분명 작년의 데이타는 사상최고의 실적을 나타냈지만
금방 위기를 겪고 시장 리더쉽을 반납하는 기업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은 이를 잘 설명해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각종 소비자만족도 조사에서 1등하는 기업은 실제 시장에서 2~3등인 경우가 많습니다.

대신 우리는 철학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이미 훌륭한 철학이 있습니다.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로 인류사회에 공헌한다는 홍익인간의 개념입니다. 그 최고는 1등이라는 명함을 가진 최고가 아니라 모두에게 유익하고 행복을 가져다주는 최고여야 합니다.

혼자서 최고는 지탄을 받지만 모두가 지지해주는 최고는 존경을 받습니다.
사람들은 나약해서 최고를 가만히 두지 못합니다. 의지하고 존경해야 그 마음의 맺음을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그 존경의 이유를 찾지 못하게 되는 최고에 대해서는 그간 살면서 쌓이고 쌓인 모든 시기와 질투, 분노를 표출합니다.

'착하게 살 수 밖에 없는' 상황의 사람들이 순식간에 『정의』가 되어 버립니다.
"우리는 당신에게 잘못이 없는데.." 이건 전혀 변명이 되지 못합니다.

이게 사람인 것입니다.

『가진 자는 더 살찌우게 되고 없는 자는 그 가진 것마저 빼앗기게 되리라』는 말은
종교나 경제원칙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세상을 설명하는 가장 핵심적인 말입니다.

그리고 세상은 복잡하며 다원적이지만,
사람들은 세상을 이원적으로 인식합니다.
좋은 게 아니면 모두 나쁜 것이죠.

89%의 장점과 9%의 애매모호함 2%의 단점으로 구성된 김모씨를 찾으라는 게

말이 안되는 이야기듯, 사람에게는 좋은 것 아니면 나쁜 것입니다. 아니면 처음듣는 것이겠거나.
우리가 해야 할 선택은 두가지입니다. 무조건 착한 기업이 될 것인가. 아니면 포기할것인가.

둘째, 기획의 힘에 대해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애플이 가진 무서운 힘의 원천은 CEO 스티브잡스도 아니고
기업의 쿨한 이미지도 아니며, 상상하는 대로 뚝딱 나온다는 제품의 혁신도 아닙니다.
바로 기획력입니다.

아이폰이 우리에게 위기감을 주는 이유는 걷잡을 수  없는 두려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활용하는 '숫자'로 본다면 아이폰이 우리의 기회를 빼았다거나 혹은 직접적으로 피해를 줬다거나 하는 근거는 없습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일단 우리의 스마트 폰 공략이 2~3년 전쯤 이미 돌입했어야 했고
아이폰과 치열한 경쟁을 진행하고 있어야 아이폰이 우리의 기회를 잠식했다라는 결론이 가능합니다.

오히려 우리를 스마트폰 시장에 불러낸 건 아이폰입니다.
아이폰이 스마트폰이라는 카테고리를 키웠고, 그 커진 파이에 우리가 참여하게 된 양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폰을 떠올렸을 때 위기감을 느끼는 이유는
이런 양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앞선 걱정 때문입니다.
이런 걱정이 생기는 원인의 최상단에는 이것이 있을 것입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우리가 예상하기 힘든 상대에 '대응'을 해야하는가.
대응한다는 것은 주도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이것만큼 피곤한 일도 없습니다.

TV를 중심으로 MP3, PC, Phone 등 홈네트웍의 뼈대를 구상하고,
스마트폰의 어플리케이션 시장을 창출해내는 것은 사전 기획의 힘입니다.

군대에 가면 분대장에게는 각개전투에 대한 명령권이 있는가 하면
사령관에게는 그보다 훨씬 크고 동시다발적인 지휘권이 부여됩니다.
이기면서도 지는 전쟁은 동서고금을 통해서도 많이 있어 왔습니다.

각 제품에 대한 빠른 분석과 즉각적인 자본의 투입은 각개전투의 방식입니다.

전투에서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패전을 하는 이유는 전략의 부재에서 나오는 것이며 점유에서 앞서면서도 항상 대응에 급급한 것은 기획의 부재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큰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을 우리의 페이스에 맞게 그려내는 활동. 기획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기획이라는 개념에는 협력의 뜻도 포함되어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위험하기 짝이 없는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강력한 발톱도, 뛰어난 시력도, 제빠른 순발력도, 모두를 압도하는 큰 덩치도 아닙니다. 바로 적응의 유무입니다. 발톱도 좋고 덩치도 좋지만 그 전에 우리는 생태에 적응을 해야합니다.

우리는 공생의 관계에 있는 기업이나 고객들에게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그리고 자발적으로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가. 고된 설득을 거쳐야 한다는 것은 협력자가 없다는 반증입니다.

'기분좋은' 관계없이는 거대한 그림을 그리지도 모두가 놀랄만한 결과를 낳기도 어렵습니다. 

셋째, 언제나 최고-최초일 수는 없다는 것을 인정하자.

마케팅에서 말하는 최초의 수혜는 막대합니다.

잭 트라우트는 무조건 최초가 되라고 합니다. 굳이 최초가 되기 어렵다면 최고가 되라고도 하죠.

친구에게 간혹 전화가 옵니다.

"너 요새 뭐하냐."
"그냥 있지."

이 말대로 제가 그냥 있는 걸까요?

무엇을 위해 변화하겠다는 생각이 없다면,
제 아무리 매일매일 바쁜 업무를 처리해야하고
퇴근 후에도 집안 일에 여유가 없다고 하더라도
그냥 있는 것에 불과합니다.

이렇듯 모두가 납득할 만한 목표나 변화를 수용하는 태도를 갖지 않는다면 최고나 최초는 별 의미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더구나 요새는 최고나 최초에게 돌아가야 할 수혜가 그리 대단하지 같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최근에는 후발주자가 선발주자를 위협하고 넘어서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선발이 가진 약점은 기존 이미지입니다. 시장을 지배해온 기업치고 이미지가 좋은 기업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신문지상에서 보도되는 담합이야기나 과징금소식, 불량품, 서비스불만족, 사회적 지탄에 관한 뉴스가 경제면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놈 없다"는 말을 들어보면 깨끗한 이미지를 가지고 싶다면 아무것도 하지말라는 말로 들리기도 합니다.

우리는 일류기업이지만 분명 어떤 카테고리 영역에서는 누구를 추격해야하는 상황에 있기도 합니다. 최고를 따라하고 그들의 밥그릇을 가져오는 대응을 하는 것보다는 그 최고가 가지지 못한 것을 역이용할 수 있는 방법도 한번 생각해봐야 합니다.

새롭게 진입한 시장에 우리로 인해 가격파괴가 일어나 소비자들이 벌거벗고 춤을 췄다는 뉴스는
그 어떤 홍보활동보다 파괴적일 것입니다. 최고나 최초는 유지에 만족해야 하는 가치입니다. 우리에게도 관행을 파괴한다는 이미지가 필요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그 액션만으로도 우리를 반기는 부분이 있으리라 봅니다. 농구나 축구를 할 때 수비를 하는 요령이 있습니다. 공을 보지 말고 상대방 하체의 움직임을 보는 것입니다. 페인트에 속지 않기 위함이고, 상대의 진로를 미리 차단하기 위함입니다.

우리는 어떤 길을 가야할까요?

다시한번 우리를 점검하고 새롭게 태어나는 삼성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본문내용이 끝났습니다. (건너뛰기 메뉴)